김채호의 필름찢기

김채호의 필름찢기
Posted 1 day ago

백설공주.. 아직 못봤습니다..
제가 4월5일에 나오니 상영하는곳이 없더군요...

대체 무슨 영화인건가요
로스트 미디어임?

1K - 167

최근 영남지역에 화마가 덮쳤습니다.

처음 산불 뉴스를 접했을 때, 아무래도 강원지역에서 군 복무 중인지라 크게 와닿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진화는 커녕 확산 되어간다는 뉴스만 계속 보이고..
심지어는 저의 고향인 부산 바로 옆인 양산에까지 산불이 번졌다는 소식에 깜짝 놀라는 한편, 큰 관심을 갖지않은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의무복무중인 군인 신분인만큼 월급도 정해져있고 하다보니 거액의 후원같은 큰 도움은 전달하지 못했으나, 미려한 힘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하는 마음으로 보탰습니다.

조속한 산불의 진화와 이재민분들의 회복을 기원합니다.

2.2K - 136

김채호의 필름찢기
Posted 3 weeks ago

4월 6일에 백설공주 보러가는데
여러분 후기좀..

뭐 대강 아는바로는 백설공주가 온갖 동물들을 이끌고 쳐들어간다면서요?
케리건임..? 맞음..?

1.4K - 356

김채호의 필름찢기
Posted 1 month ago

오늘의 영화

미키 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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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습니다 쟌넨)

봉준호 영화 중 처음으로 뇌 빼고 본 영화

우리가 알고있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항상! 늘 그래왔듯!
씁쓸한 뒷맛을 선사하는 지독히도 현실적인 영화들이었죠

우리가 바라는 해피엔딩은 주인공의 망상으로
신기루처럼 형체만 보여준 다음 참혹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범인을 잡지못한 형사, 딸을 구하지 못한 아버지, 모성애를 발휘할수록 기괴해지는 어머니, 체제 전복을 시도했더니 기차가 전복되질 않나; 아버지와 크게 다를 바 없이 축축하고 어두운 반지하에 갇혀버린 아들까지

미키 17은 상당히 희망차고 밝은 미래를 그리고 있습니다
물론 감독이 봉준호여서 그렇게 썩 밝아보이지도 않지만요
이건 뭐.. 스테레오타입 이겠죠 ㅋㅋㅋ 제일 희망찬 엔딩이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모든 주제의식들을 가볍게 훑고 지나갑니다
너무 깊어지면 또 봉준호식 한 우물 깊게파기가 발현 될 테니까요

그렇기에 주제의식의 상징들을 명확하게 지정해놨어요
계층 문제는 하청의 하청을 거쳐 죽음이 종착점이라든지
지도층 입장에서 최하층민은 12번이건 15번이건 17번이건
아무 상관이 없는 부품같은 존재니까요

본인을 신격화, 우상화하여
민중을 우매하게 만든 뒤, 정치를 종교화시켜
민주주의가 붕괴되는 현장이라든지

차별과 혐오는 온갖 대사안에서

개척시대의 인디언들을 겨냥한듯한 멍청한 백인 지도자의 모습까지

우리가 살면서 보고 느꼈던 보편적인 나쁜 행동과 말들을 집대성 시켜놨습니다
그러니 주제의식이 흐리다, 너무 단순하다 라는 말이 나옴직도 하지요

꼬아놓지도 않았고 은유적인 표현 또한 거의 없습니다
굉장히 직관적이게 많은 것을 담아놨어요
그렇다보니 날카롭게 꼬집어내는 사회 비판의 느낌보다는
뭉툭하고 단단한 몽둥이로 광역딜을 넣는 느낌입니다
얘도 쟤도 너도 나도 존나 패요 그냥 존나패

그럼에도 봉준호의 색채는 묻어있다는거~
큰일났어요..
이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도 뭐가 봉선생님의 작품인지 맞출 지경이라니까요

비단 이야기의 설정과 비주얼만 보고 얘기하는게 아니라요
봉준호의 필모그래피들 각각에 있었던 강렬한 아이콘들이 다 묻어나있습니다
이건 영상으로 비교하면서 보는게 나을 거 같아서~ 리뷰영상 때 좀 더 깊게 파보도록 하구요!

영화가 직관적인만큼 미키17은 최적의 경로로 최단 시간내에 기민하게
결말을 향해 달려갑니다

결말은 뭐다? 사랑과 배려와 친절과
어쨌든 긍정적인 모든 것들은 세상을 바꿀만큼 위대하다~

사랑의 형태에 대해서도 모든 것을 담아내려고 한듯 했어요
긍께 이제… 서로의 힘듦과 아픔을 보듬어주는 정서적인 사랑과?
긍정적인 감정을 불어넣어주는 유대감?
결정적으로! 종말을 막아낸! 그… 예 그…. 엄…자세요.. 예…
그.. 아시죠? 네 ㅎㅎ; 이름이 아기 불러오기 였나 그랬었는데
예 뭐… 되게 직접적인 사랑의 표현방식 이잖아요 그쵸?

무엇보다도 개척 인류를 구한건
사악하지만 영민한 미키18이 아니라
배려와 상냥함을 지닌 미키17 이었다는점에서
메시지의 방점을 찍습니다

아쉽죠. 네 물론 아쉬워요
바로 전 작품이 기생충 이었다보니
기생충이 갖고 있었던 폭발적인 에너지를 기대했을테고
저 또한 마찬가지였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키17은 전 세대, 더 많은 사람들이 즐겁고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가볍다는 느낌보다는 확실히 명료해진 느낌이니까요

더군다나 최근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사건을 겪은 우리나라의 국민들은 미키17을 더더욱 흥미롭게 볼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어떤 부부를 떠올리는 대사들과 행동들에 이어서 그들의 탄생과 몰락까지도 소름끼치게 닮아있었으니까요.
독재정치를 겪은 나라의 관객들은 공감하고, 통쾌해하겠죠. 우스꽝스럽기도 하구요.

저도 입버릇처럼 죽지못해 산다~ 죽지못해 산다~ 하지만
저도, 여러분들도, 죽지말고 살아갑시다
그러다보면 미키가 극복한 것 처럼
동쪽에서 해가 아주 아름답게 뜨는 날이 있을테니까요
우리 인생 화이팅 ㅎㅎ

2025. 03. 12

704 - 111

김채호의 필름찢기
Posted 1 month ago

오늘의 영화

트랜스포머 원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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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생각보다 좀 더 괜찮았습니다
평점이 높은 건 알고 있었는데
실사랑 스토리 퀄리티 차이가 꽤 났어요 ㅋㅋㅋㅋ 실사판 시리즈랑 별개의 세계관이라
마이클 베이의 미친 폭발 영화랑은 느낌이 다르긴 했습니다

아무래도 애니메이션 영화다보니 로봇들의 느낌도 확 달라졌는데요
실사판을 볼 땐 솔직히 프로그래밍된 기계들이 대사 뱉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멋만 있잖아요 뭔가 유기체 라는 느낌 없이
근데 원에서는 확실히 하나의 생명체 같은 맛이 났습니다

특히 말투 차이 ㅇㅇ
오라이온 팩스가 좀 순진하면서도 열정적인 톤
그 약간 캡틴아메리카 꽃밭 머가리 너낌으로 말할 때랑
D-16 씩씩대는 게 살아있는 생명체 같았어요
확실히 애니메이션이라 실사보다 로봇의 감정 표현을 자유롭게 했습니다

실사랑 다르게 트랜스포머 캐릭터에 집중해서 만들다보니까 스토리도 더 매끄러웠습니다
트랜스포머 실사 시리즈 보면 액션은 화려한데 스토리는 좀 빈약했죠
현실에선 븅슨이던 내가 이세계에선 지구영웅!?
딱 한줄로 요약되네요 예

원은 스토리텔링에 있어서는 필요한 것만 있어서 좋았습니다
오라이온과 D-16의 기원이나 ‘자유 vs 지배’라는 주제도 나쁘지 않았구요
사이버트론의 세계관도 좀 더 깊이 들어간 느낌이었어요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쪽이 더 매력적이겠네요
아무래도 이미 실사판 애들 비주얼은 봤으니께
솔직히 1편 중간의 변신 장면? 개 지리긴함 ㄹㅇ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요
애니라 그런가 D-16이 메가트론 되는 과정이 넘모 롤러코스터....
처음엔 오라이온이랑 “야, 우리 잘해보자!” 하더니,
갑자기 “너 배신자야!” 하고 눈 돌아가는 게.. 따라가기 빡셌습니다

그리고 얘네 강함의 기준이 뭔지 모르겠어요
뭐 해야 강해지는 거고, 왜 강한 건지 좀 애매하더라고요
센티넬 프라임이 정체 까발려지고 D-16한테 얻어맞는 것도 좀 어색했죠
아직 D-16은 코어 얻기도 전인데 말이죠..
WWE야 뭐야;
애초에 코어가 좋을수록 강한 거?
맞는 것 같긴 한데 메가트론은 코어 교체 전부터 갑자기 강해져서 뭐지~싶은 부분이 좀 있었어요

범블비 캐릭터는 유머의 킥으로 넣은 것 같긴 했는데 좀 산만하고 유치하게 느껴지는 아쉬움이 있긴 했어요.
물론 쫑알거리는 요놈 때문에 영화가 무겁지 않게 흘러간 건 좋긴 했죠
근데 실사판처럼 라디오로 말하는 범블비였으면 더 귀여웠을 거 같아요
스토리 순서 상 아직 말을 멀쩡하게 못하는 건 맞는데
실사에서의 범블비는 개 깝치는 성격인데
말은 못해서 라디오로 조합해서 말하고
기분 좋을 때 팝송 트는 그런 맛이 있었는데 그게 없는 건 좀 아쉬운 부분...

확실한 건 캐릭터들이 살아 숨 쉬니 애착가는 캐릭터가 생긴다~

2025.02.28

606 - 107

김채호의 필름찢기
Posted 1 month ago

안녕하세요 여러분

말출이 얼마 안남았습니다
이제 저도 영상작업에 스퍼트를 올려야 되는 똥줄 타는 상황이 오고야 말았는데요...
새삼 시간이 가긴가네요... 아무튼

59편의 대본은 작성이 완료가 되었어용
근데 59편 갖곤 좀 부족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리뷰로 보고 싶은 영화들이나
파헤쳐줬으면 하는 가십거리들
깊게 알아보고 싶은 (like 장진호 시리즈) 역사들
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십쇼 ㅎㅎ

아래는 작성된 대본 목록입니다요

- 하얼빈, 서브스턴스, 에일리언 시리즈, 위키드, 쿠엔틴 타란티노 특별전 (저수지의 개들, 킬빌, 바스터즈, 펄프픽션, 장고, 감독 이야기), 곰돌이 푸 2편, 똥영화 특별전 (주글래 살래, 클레멘타인), 트포 시리즈 (3,4,5,범블비,원) , 오징어게임 2, 원피스 드라마 시즌1, 오경의 몰락, 대부 시리즈, 브루탈리스트, 미키마우스 트랩, 해리포터 시리즈, 파이트클럽, 메갈로폴리스, 스타워즈 본편+프리퀄 시리즈

이상!

1.6K - 400

김채호의 필름찢기
Posted 1 month ago

오늘의 영화

서브스턴스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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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불호가 많이 갈릴만한 영화인지라 쉽게 추천은 못 드리겠습니다만..
호러 장르를 사랑하는 제 취향으로선 너무나도 재밌게 본 영화였습니다
‘서브스턴스’는 영화 자체가 스토리와 진행 보다는 여러 키워드들로 설명하기에 좋을것 같아서 키워드 위주로 한번 쭉 풀어볼게요.

1. 바디 호러

이번 영화는 신체의 '변형' 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단순히 썰고 잘리는 것이 아니라 익숙한 신체에서의 이질감이 메인인데 일상 속의 기괴함을 통해 관객의 본능적인 공포를 느끼게끔 했죠.
주인공 엘리자베스의 신체가 서서히 늙어가는 과정은 예견된 결말처럼 느껴지지만,
영화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그녀를 괴물 같은 형태로 변형시켰습니다.

이빨이 빠지고 손톱이 빠지는 장면들은 익숙한 인간의 몸이 붕괴되는 순간의 이질감을 극대화해서 영화에서 본 장면중에 가장 보기 힘들더라구요.

2. 분리

저는 서브스턴스에서 앨리자베스와 수가 세가지 단계로 분리 했다고 봤습니다.

첫번째 분리 (물리적 분리):

서브스턴스를 통해 하나의 몸이 둘로 나뉘는 장면이죠.
인트로의 '계란'과 노란 코트는 둘이 물질적으로 분리되었으며 둘이 본질적으로 하나였음을 암시하는 모습처럼 보였습니다.

두번째 분리 (정신적 분리):

흰 가운을 입고 TV만 보고있던 앨리자베스와 노란 탑을 입고 그녀를 바라보는
수의 모습이 마치 계란의 흰자와 노른자처럼 분리된것 처럼 해석되더라구요.
여기서 수는 앨리자베스의 흔적을 한심하게 바라보며 자아가 분열되는 모습이었죠.
이장면부터는 확실히 앨리자베스와 수가 다른 사람처럼 보이더라구요.

서로를 ‘그녀’, ‘이 여자’라고 부르며 서로 다른 두개의 자아의 모습인게 확실했죠.

최종적 분리:

수를 제거 하려는 시도 후 둘이 완전한 자아의 분리가 되는 순간입니다. 그때 앨리자베스는 다시 노란 코트를 입고 있으며 완전한 나는 모체인 나 자신 뿐이다라는 말을 하는것 같았습니다.
이때 수가 앨리자베스을 죽이는 행동은 자기혐오의 극단적 표현으로 해석되는것 같았죠.

3. 여성 호러

‘서브스턴스’는 바디 호러의 탈을 쓴 여성 호러 영화죠.
영화의 중심에는 노화에 대한 여성의 사회적 압박과 그로 인한 집착이 자리합니다. 앨리자베스가 젊음에 집착해 서브스턴스를 사용하고,
결국 자기 파멸적인 선택을 하는 과정은, 여성에게 끊임없이 젊음과 아름다움을 강요하는 사회적 메시지를 드러냈죠.

영화 속 하비라는 캐릭터는 미투 운동의 기폭제가 된 하비 와인스타인을 오마주했죠. 권력을 가진 남성 '하비'는 젊음을 강요하고 여성을 대상화하는 사회적 권력의 상징이었죠.
특히 하비가 새우먹는 장면은 정말 노골적으로 불쾌하고 보기 힘들더라구요.

또한 영화는 나체 장면을 통해 여성의 대상화된 현실을 강조했죠.
화장실에서 완전히 드러난 나체보다,
촬영장에서 반쯤 가려진 채 전시되는 몸이 더 야하게 느껴지는 역설적인 상황은, 노출의 맥락이 여성의 신체를 어떻게 상품화하고 대상화하는지를 대놓고 표현해놨죠.

“여성의 나체는 그 자체로 에로틱한 대상이 아니라,
사회적 시선과 맥락 속에서 왜곡되고 상품화되는것이다” 라는 메시지가 잘 와닿았습니다.

4. 공포

영화는 단순히 ‘노화’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노화에 대한 집착’을 공포의 원천으로 삼았어요.

앨리자베스가 서브스턴스를 통해 자신을 분해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은,
현대 사회가 청춘과 외모를 숭배하는 모순을 극단적으로 풍자하죠.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영향이 느껴지는 이 설정은
과학의 발전이 인간성을 파멸시킬 수 있다는 경고이자,
"아름다움"이라는 이름의 폭력성에 대한 비판이죠.
특히 데미 무어의 노화를 과장되게 대상화한 연출은 불편하지만,
그 불편함이 메시지의 핵심으로 느껴졌어요.

5. 아쉬운 점

영화는 진정한 나를 잃지 말라는 교훈을 내세우면서도,
동시에 젊음에 대한 집착을 과도하게 재현한다는 점에서 모순을 드러냈어요.
마치 도박 근절 캠페인에서 도박중독자를 보여주며 하씨... 본전이라도 챙길걸...! 라고 하는듯보이기도 했구요.

또 쇼비즈니스라는 배경은 주인공의 고민을 지나치게 특수하게 만들었어요.
"예쁘고 젊어야 한다"는 압박은 현실에서도 함께 하지만 배경자체에서는 보편성이 약해질 수 밖에 없더라구요.

하지만 이러한 결함조차도 영화의 매력이고 중요한 포인트죠.
바디 호러 장르의 자극성을 활용해 모순을 드러내는 방식은
사회의 이중적 태도를 비판하며 성찰하게 만드니까요.

6. 마치며

‘서브스턴스’는 결코 편안하게 관람할 기회을 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불편함으로 완성된 영화가 ‘서브스턴스’죠.

바디호러라는 장르를 단순히 유희거리가 아닌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생각 할 거리를 만들게끔 활용한 영화였습니다.

절대 내가 호러장르를 편애해서 재밌게 본 거 아님. 아무튼 그럼 ㅇㅇ

2025.02.16

516 - 87

김채호의 필름찢기
Posted 1 month ago

오늘의 영화

하얼빈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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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있습니다. 아주많이..)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고 형장의 이슬이 되어 사라진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는 역사책과 여러 매체들을 통해 많이 접했었습니다
'누가 죄인인가' 는 한번씩 들어보셨을거에요. 영상을 봤다거나.

영화 하얼빈은 상기한 엔터적인 요소를 철저히 배제하고 비장함과 묵직함으로 일관합니다
여기에 안중근이라는 한명의 사람을 영화적 상상력을 동원해 처연하게 묘사하지요

꽁꽁 얼어붙은 넓은 대동강을 작고 초라한 한명의 인간이 걸어가는 부감 시점의 쇼트를 보며, 이 영화... 뭐가 달라도 다르겠다... 싶었습니다
엄청난 작품이 나올 줄 알았지 뭐에요?

이토를 위시한 일본제국과 안중근을 위시한 독립군의 대립구도가 메인인 여느 작품들과 다르게, 본 영화는 안중근과 살려보낸 일본군 소좌의 추격전이 메인입니다
안중근은 한 발 빠르고, 한발 늦게 도착한 소좌는 "쿳쏘!!!! 안중근 네 이놈!! 안중근은 어디있지 조센징!!!?" 이라며 주변 인물들을 고문하고 죽입니다
두어번 반복되다보면 추격전의 긴장감이 어느순간 느슨해지겠죠?

이토는 어떻게 됐냐구요?
"조선인들은 국난에 처했을 때 엄청난 힘을 발휘하지.. 지도층은 해주는 것도 없는데 말이야."
를 되풀이하는 앵무새로 전락했습니다
설령 이 말을 직접했다 한들, 기차에 앉아서 밥먹고 술마시는 장면만 내내 비추면서 이 말만 반복하는걸요.. 어차피 우리는 이토가 안중근 의사의 손에 암살당한다는 역사적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얘가 어떻게 될지 크게 궁금해지지도 않습니다

차라리 안중근의 내면을 비추듯 이토의 내면도 묘사하여 생각할 거리를 좀 더 주는 방향이 나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악을 묘사하기에도 더 좋은 방법이구요. 존 오브 인터레스트 라는 좋은 선례가 있잖아요?

밀정과 독립운동을 포기한 이들을 보여주어 독립군들의 굳은 의지를 나타내는 것.. 좋죠
조우진 배우가 고기를 씹으며 흘리는 눈물은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게 해줬으니까요
물론 누가 밀정인지 중반부터 훤히 보이긴 했습니다만... 아무튼 밀정은 해결됐다 치는데
마적단은 왜........
러시안 룰렛은 왜.......
공유 배우가 새삼 러시안 룰렛을 맛있게 말긴 하더라구요.
폭약 빌리러 왔더니 너저분하게 총구 들이밀면서 게임 한판 하자는건
디렉팅의 문제인지 연기의 문제인지..

하물며 마적단 두목을 만나러가는 '목적' 만 존재하고 그 사이엔 아무 이벤트도 안 일어납니다
그냥 말타고 계속 가요.. 계~~~속 가기만 해요..
인물간의 갈등이 있는 것도 아니고, 기습을 당하는 것도 아니고 하다못해 말이 굶어 죽는다거나 엉덩이에 항문낭이 생겨서 짜줘야되는 것도 아님..

그렇게 누가 누군지도 모를 조감시점으로 이토를 암살하고 나면, 밀정이었던 사람이 마음을 돌리고 다시 독립운동을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며 끝이 납니다.

제가 기대한 건, '의거의 실행' 이 아닙니다.
안중근 의사를 비롯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의 삶과 고뇌, 그들간의 끈끈한 관계들.
하얼빈 역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라
하얼빈 역까지 가면서 그들은 어떤 모습이었나 를 기대했던거였죠..

이번만큼은 감독님이 소재에 매몰되어 작품이 안일하게 뽑힌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2025. 02. 02

596 - 163

김채호의 필름찢기
Posted 1 month ago

오늘의 영화

장고 : 분노의 추적자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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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턴트 라면으로 미슐랭 따기"

장르적 특성을 기깔나게 잘 살린 OST

시원하고 폭발적인 액션 연출

웨스턴 덕후가 아니고서야 만들 수 없는 요소들이 정말 많아요

장고는 "뇌 빼고 보기 좋은" 오락 영화, 킬링타임용으로도 훌륭하지만,

뜯어보면 맛있는 요소들이 엄청 많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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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타란티노의 장르 요리법

쿠엔틴 타란티노는 꼴랑 라면따리로 미슐랭을 따는 것마냥 특유의 재치로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었어요.

타란티노의 장고는 서부극의 뼈대에 블랙스플로이테이션을 곁들여

오락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동시에 잡아낸 타란티노의 특급 레시피죠.

여기서 또 생소한 용어가 나오는데요

블랙스플로이테이션! 얘가 마이너 중에 쌉 마이너 장르에요

익스플로이테이션(Exploitation)영화는 1970년대 주로 저예산으로 제작되며 폭력, 인종 갈등, 성적 금기 등 사회적 논란을 자극하는 소재를 노골적으로 다룬 장르입니다. 쉽게 말해서 뽕맛 그득하게 채워주는 영화들이라는거지

이 중 블랙스플로이테이션은 흑인 주인공이 백인 권력에 맞서는, 인종 문제를 특히나 자극적으로 파고든 하위 장르로써

처음에는 프랑켄슈타인을 흑인으로 바꾼 ‘블랙 프랑켄슈타인’ 같이 쌈마이하게 시작하다가 ‘샤프트’ 같은 걸작이 나오곤 했지요. 무슨 장르든간에 구력이 쌓이면 걸작이 쑥쑥 튀어나오곤 하잖애?

타란티노는 이 B급 장르 DNA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노예제라는 미국의 검은 역사를 과장된 폭력과 유머로 뒤집어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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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오마주

오마주의 핵심은 서부극과 블랙스플로이테이션의 DNA를 짜깁기한 데 있습니다.

영화는 단순히 뇌 빼고 보는 폭력의 향연이 아니라,

타란티노의 장르 사랑이 스며든 오마주 덩어리입니다.

장고가 채찍 맞는 노예에서 자기 운명의 총잡이로 나아가는 과정은, 블랙스플로이테이션의 시초라고 불리는 1971년도 영화 ‘샤프트’의 주인공이 백인 악당들을 때려눕히는 패기 넘치는 모습과 닮았죠.

서부극과 블랙스플로이테이션 모두 주인공이 터프하고 반항적이면서 섹시한 성격이라는게 참 적절히 녹아들어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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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OST : 70년대 혼을 담은 현대의 비트

OST는 이번에도 역시 말할 것도 없죠.

이런 시대배경의 영화에서 이런 장르의 음악이 나온다고? 싶더라구요.

서부의 황야를 배경으로 흐르는 2Pac의 ‘Untouchable’은

마치 “70년대 영화의 흑인 영웅이 현대의 비트를 타고 부활했다”는 느낌을 주더라구요.

70년대 블랙스플로이테이션 영화가 당대 사회를 겨냥한 것처럼,

타란티노가 현대 관객에게 역사를 재해석하라고 하는것 같기도 했어요.

엔니오 모리꼬네의 기타 선율은 ‘석양의 무법자’의 고독한 분위기를 오마주하며, 장고와 슐츠의 여정에 서부극의 고전적 로망을 입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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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마치며

무엇보다 바스터즈에서도 그렇고 크리스토프 발츠의 캐리가 한몫하죠.

크리스토프 발츠의 ‘킹 슐츠’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의 한스 란다와 달리 악역이 아닌, 선역에 가까운 역입니다.

바스터즈와는 다르게 발츠의 캐릭터에 이입을 해서 응원을 할 수 있다는게 좋았어요.

다 보고 나서 육성으로 나온 말이

“아… 영화가 이렇게 즐거워야지!! 이게 영화지!!”

리뷰랍시고 군대에서 마저도 똥만 쳐먹던걸 생각하면 하…

타란티노는 익스플로이테이션 장르의 자극성을 이용해서,

노예제라는 역사적 트라우마를 오락으로 포장합니다.

폭력과 유머, 서사와 패러디를 뒤섞어 예술과 오락의 경계를 붕괴시키는 순간, 라면으로 미슐랭 3성을 따내는 타란티노의 요리에 마침내 빠져들게 됩니다.

Django. D-J-A-N-G-O. The D is silent.

2025. 01. 31

473 -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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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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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호의 필름찢기 Posted 1 day ago

김채호의 필름찢기 Posted 2 week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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